국산 첫 비만약 허가, 한미약품 주가는 왜 떨어졌나
안녕하세요. 트레져러입니다.
국내 제약사가 자체 개발한 첫 GLP-1 계열 비만치료제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허가를 받았습니다.
주인공은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에페입니다.
위고비와 마운자로를 중심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가운데 나온 국산 신약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관심도 컸습니다.
그런데 정작 허가 소식이 나온 10월 8일, 한미약품 주가는 10.02% 하락했습니다.
심지어 이날 장 초반에는 전일 대비 약 6% 오른 56만5,000원까지 상승했습니다.
좋은 뉴스가 나왔고, 장 초반 주가도 올랐는데 왜 몇 시간 뒤에는 10% 넘게 떨어진 걸까요?
허가 전에 주가는 이미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출처: 프리진뉴스
한미약품 주가는 10월 1일 50만1,000원에서 7일 53만4,000원까지 4거래일 연속 상승했습니다.
허가 발표 직전까지 약 6.6% 오른 것입니다.
이처럼 주가는 실제 사건이 발생하기 전에 시장의 기대를 먼저 반영하기도 합니다.
이를 흔히 선반영이라고 합니다.
투자자들이 신약 허가 가능성을 높게 본다면 실제 허가 발표를 기다리지 않고 먼저 주식을 매수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허가가 나오기 전부터 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문제는 실제 뉴스가 발표된 이후입니다.
이미 기대가 주가에 충분히 반영됐다고 판단한 투자자들이 차익을 실현하기 시작하면, 좋은 뉴스가 나왔는데도
오히려 주가가 떨어질 수 있습니다.
실제로 10월 8일 한미약품은 장 초반 56만5,000원까지 오르며 약 6% 상승했지만 이후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고, 결국 48만500원에 마감하며 10.02% 하락했습니다.
하루 안에서도 시장의 기대와 투자자의 판단이 크게 바뀐 것입니다.
다만 이날 하락을 선반영과 차익실현만으로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알테오젠과 펩트론 등 다른 국내 제약, 바이오 종목을 둘러싼 악재가 겹치면서 업종 전반의 투자심리가 약해진 영향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신약 허가와 실제 매출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출처: 폴리스티비
에페는 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입니다.
한미약품은 국내 임상 3상에서 40주 투여 후 약 9.75%의 평균 체중 감소 효과를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마운자로와 위고비 등 다른 치료제의 임상시험과는 투여 기간과 시험 설계가 다르기 때문에 체중
감소율만으로 직접적인 효과를 비교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실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입니다.
현재 위고비와 마운자로는 저용량 기준 월 투약 비용이 20만 원대인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에페가 위고비보다 30% 이상 낮은 가격에 공급될 가능성을 보고 있습니다.
가격 경쟁력은 에페가 시장에 안착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이 저렴하다고 바로 실적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매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출시 이후 판매량과 환자 선택, 공급 능력, 경쟁 제품과의 가격 차이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즉, 신약 허가는 상용화의 시작이지 실적의 완성이 아닙니다.
주가는 떨어졌는데, 한미약품의 가치도 낮아진 걸까요?

출처: 메디파나뉴스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AlphaLenz에 따르면 최근 증권사들의 한미약품 목표주가는 평균 약 66만6,000원으로, 최고 73만 원까지 제시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목표주가 상향의 핵심은 에페 자체보다 차세대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HM17321이었습니다.
에페의 허가와 출시는 이미 시장의 기대와 기업가치 평가에 상당 부분 반영돼 있었던 반면, 로슈에 기술이전된 HM17321의 향후 임상 진행은 추가적인 기업가치 상승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즉, 단기적인 주가 하락과 장기적인 기업가치 전망은 서로 다르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비만치료제는 인기인데 ETF는 왜 떨어졌을까요?

출처: 조선일보
비만치료제 시장은 성장하고 있지만 최근 관련 ETF 수익률은 부진했습니다.
- KODEX 글로벌비만치료제TOP2 Plus: -7.77%
- RISE 글로벌비만산업TOP2+: -7.08%
- TIGER 글로벌비만치료제TOP2Plus: -4.68%
ETF는 여러 기업의 주식을 묶어 거래하는 상품으로, 이들 ETF에는 일라이릴리와 노보노디스크의 비중이 높습니다.
하지만 한미약품처럼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고 가격 경쟁이 심해지면 기존 선두 기업의 점유율과 수익성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비만치료제 시장이 성장한다고 해서 관련 기업의 주가도 반드시 함께 오르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산업의 성장 자체보다 그 성장이 실제 기업의 매출과 이익으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AlphaLenz로 뉴스 다음의 숫자를 확인합니다
신약 허가는 분명 한미약품에 중요한 뉴스입니다.
하지만 투자할 때는 단순히 신약 허가 = 주가 상승이라고 판단하기보다 한 단계 더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장이 이미 그 뉴스를 얼마나 예상하고 있었는지, 실적 전망은 실제로 바뀌고 있는지, 증권사들은 기업가치를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를 함께 확인해야 합니다.
AlphaLenz에서는 한미약품의 최근 주가 흐름과 주요 뉴스, 실적 컨센서스, 증권사 전망을 함께 살펴보며 시장의 기대가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AlphaLenz 한미약품 주가·컨센서스 분석 화면]
앞으로 에페의 실제 출시 가격과 판매량, 그리고 비만치료제 사업이 한미약품의 매출과 이익에 얼마나 기여하는지도 중요한 확인 포인트가 될 것입니다.
좋은 뉴스가 나왔는지만 보는 것보다, 그 뉴스가 이미 주가에 얼마나 반영됐고 앞으로 실제 실적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